4.11총선에서 야당의 거센 공세를 뿌리치고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연말 대선 가도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한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거듭 밝혔다.

새누리당은 11일 치러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52석(지역구 127, 비례대표 25)을 얻어 원내 제1당과 지위와 함께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서울과 경기, 호남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에서 대약진했다.

민주당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권력형 비리 등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브랜드'에 막혀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지 않으면서 제1당 달성에 실패했다. 안방인 호남과 서울, 경기에서 선전하며 127석(지역구 106, 비례대표 21)을 얻는데 그쳤다.

다음으로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이뤄낸 통합진보당이 수도권과 호남 등지에서 원내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며 13석(지역구 7, 비례대표 6)을 획득하며 단번에 제3당으로 뛰어올랐다.

자유선진당은 주요근거지인 충청권을 새누리당에게 통째로 넘겨주면서 지역구 3석(비례대표 2석)을 겨우 건지며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4년 만에 원내 의석을 다 털어먹고 빈털털이가 된 셈이다.

기대를 모았던 진보신당도 의미있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에도 불구하고 참패를 당한 것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카드'에 견출 만한 위력적인 카드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곧바로 여의도 당사로 와 대국민 약속을 내용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저희 새누리당을 믿고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그의 태도에는 진정성이 묻어났다.

이어 "지난 4년간 저희 새누리당, 국민 여러분께 여러 가지 실망을 드렸는데, 이번에 정말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또 다시 과거의 구태로 돌아간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란 각오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13일 동안 발이 부러터도록, 손이 붓도록 전국을 강행군하며 민생과 함께하며 민심을 만났다. 거기서 민초들의 애환과 눈물, 아픔, 안타까움, 서러움을 몸소 보고 느끼며 "결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저와 저희 새누리당, 국민의 삶을 챙기는 일에만 매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렸던 모든 것들,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습니다."

이렇듯 박 위원장의 신념은 확고해 보인다. 그는 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분열과 갈등을 화합과 포용으로 치유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 그 뜻을 거슬러 민생과 관련없는 갈등과 분열, 정치투쟁을 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저희 새누리당, 정말 새로운 정치로, 저희를 지지해주신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그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새누리당을 선택하지 않은 분들도 새누리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바로 민생문제 해결과 공약실천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각 지역에서 약속드린 것을 실천해나가고, 그 결과로 여러분께 평가받겠다"고 말해 대권행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빠른 시간 안에 현재의 비대위 체제를 해체하고 당을 정상화할 방침이다. 민주당도 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어 정치권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