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택시장의 약세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의 절반 이상이 내집 마련의 적기를 내년 이후로 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 전문업체 스피드뱅크가 지난 14일부터 29일까지 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 3144명을 대상으로 '내집 마련 시기' 설문조사 결과 '내년 이후'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4.9%인 1726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올 6월~8월 말 이전'이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8.4%(893명)로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는 9월 이전까지를 적절한 시기로 꼽았다.
또 전체의 9.54%인 300명의 응답자는 '올 5월 말 이전'이라고 답했고, 7.16%인 225명은 '올 9월~연말 이전'을 내집 마련의 적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내년 이후'를 내집 마련의 적기로 본 것은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9월부터 민간아파트에까지 분양가상한제가 확대돼 시세보다 20% 정도 싸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아파트값 내림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대선 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차기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내년 이후 송파새도시나 광교새도시 등 인기 새도시 및 택지지구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적용 뒤 이를 공략하려는 청약자들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들어 주택거래 실적은 급격히 감소한 상황. 지난해에는 쌍춘년 결혼수요와 함께 하반기 주택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무주택자들이 대거 주택 매입에 나서 주택 거래가 크게 늘었지만 올 들어서는 1.11대책과 함께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거래도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1~4월까지 주택거래신고지역의 거래 건수는 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예년의 30%에도 못 미쳤다. 그나마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인 5월이 1차 매수 타이밍으로 꼽혔지만 일부 저가 급매물 소화 정도에 그친 정도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청약가점제 실시로 더욱 유리해진 무주택자들의 경우 시세보다 싸고 입지가 좋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아파트 매입을 계속해서 미룰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강력한 대출 규제와 함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돈줄이 막힌 수요자들로서는 당분간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