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자감세 철회, 결국 말장난?
상태바
한나라당 부자감세 철회, 결국 말장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10.27 17: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전엔 철회 검토, 오후엔 언급 없었다"... 민주당 "역시 부자정당"

"고소득층에 대한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 당에서 검토하기를 정두언 최고위원께서 재차 요구를 하셨고, 당에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정책위에서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서 검토하기로 했다."
부자감세(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이명박 정부의 친부자 정책) 철회를 둘러싸고 27일 한나라당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오전에 했던 말을 오후 들어 스스로 뒤집는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고소득층에 대한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 당에서 검토하기를 정두언 최고위원께서 재차 요구를 하셨고, 당에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정책위에서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서 검토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 비공개 부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후 <데일리중앙>을 비롯한 언론이 주요하게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자 한나라당은 오후 들어 입장을 애매하게 바꿨다.

▲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이 27일 오후 '부자감세' 철회 논란과 관련해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마친 뒤 복도에서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윤용
배은희 대변인은 오전과는 달리 오후에는 직접 정론관(국회 기자회견장)에 들러 브리핑했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배 대변인은 "오늘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두언 최고위원의 고소득층 감세 철회에 대한 검토 요구가 있었고, 이에 대해 공식 회의석상에서는 후속 절차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전 브리핑과는 다른 내용이다.

배 대변인은 다만 "회의 종료 후 안상수 대표와 정두언 최고위원, 이종구 정책위부의장의 대화 중, 안 대표가 이종구 정책위부의장에게 위 안건을 검토해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 대표는 이후 보고서가 나오면 보고서를 보고 공식적인 검토를 시작할 것인지를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오전 브리핑에서는 없던 말을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에 민주당은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친재벌·친부자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커밍아웃하라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론관에서 추가 브리핑을 통해 "혹시나 했던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철회가 역시나 하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있다"고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인 한나라당을 꼬집었다.

전 대변인은 "국가의 세제정책에 대해 하루 동안 오락가락하고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도무지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모습으로 볼 수 없다"며 "더 이상 한나라당은 친서민을 말할 자격이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도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철회 검토 발표에 대해 "4대강사업 포기 없는 부자감세 철회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에 진정성을 보일 것을 강도높게 요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화영 2010-10-27 21:19:36
한나라당이 개그도 참 잘하네요. 다들 박수 쳐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