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의심환자 급증... 정부는 두창백신 예산 대폭 삭감
상태바
엠폭스 의심환자 급증... 정부는 두창백신 예산 대폭 삭감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4.10.03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질병관리청 비축 '두창백신' 58% 유효기간 경과... 718만명 분은 유효기간 6년 지난 백신
현재 비축 중인 대부분은 2세대 백신으로 3세대 백신 전환해야 한다 의견 꾸준히 제기
WHO, 생물테러 및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하여 총인구의 80% 백신 비축 권고
박희승 "생물테러 대비 물자 비축은 국가안보와 국민생명 달린 일... 3세대 백신으로 전환해야"
박희승 민주당 국회의원은 3일 질병관리청이 비축하고 있는 두창백신의 절반 이상이 유효 기간이 지난 물량이라며 장기보관 물량을 순차적으로 폐기하고 3세대 백신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박희승 민주당 국회의원은 3일 질병관리청이 비축하고 있는 두창백신의 절반 이상이 유효 기간이 지난 물량이라며 장기보관 물량을 순차적으로 폐기하고 3세대 백신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최근 엠폭스 의심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비축하고 있는 두창백신의 절반 이상이 유효 기간을 지난 물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도 백신 구매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3일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 질병관리청이 비축 중인 두창백신 3974만명 분 중 유효 기간 이내 물량은 1671만명 분(42.0%)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효 기간을 경과한 물량이 2303만명 분(58.0%)에 달한다는 것이다. 전체 비축량 대비 유효 기간 경과 물량의 비율은 2019년 27%에서 해마다 급속히 늘고 있다.

유효 기간을 지난 2303만 명 분 중 6년 이상을 경과한 보관 물량이 718만명 분(31.2%)이었고 3~5년 경과한 물량도 912만명 분(39.6%)에 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질병관리청의 연도별 신규 확보 구매 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2019년 285만명 분에서 2022년 228만명 분으로 줄었고 올해는 더 줄어 200만명 분에 해당되는 신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두창백신 구입 예산은 올해 52억7600만원에서 72.7%가 감액된 14억4000만원만 편성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4년 정부 예산안에도 긴축 재정을 이유로 두창 백신 비축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또한 질병관리청에서 비축 중인 두창 백신 대부분의 물량은 2세대 백신으로 백시니아바이러스를 무균 배양된 세포주에 접종해 생산한다. 부작용이 많아 심질환, 면역저하자 및 아토피 환자 등은 금기 대상이며 투여 방법이 분지침에 백신 용액을 담근 뒤 피부에 15회 정도 찌르는 방식이라 까다로워 3세대 백신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생물테러 및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해 총인구의 80% 비축을 권고하고 있다. 두창은 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는 발열, 수포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급성 질환으로 생물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병원체다. 현재는 생물테러 대응 인력 및 의료인, 실험실 종사자 등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한 접종만 제한적으로 실시된다.

박희승 의원은 "생물테러에 대비한 필수 비축물자는 재정 효율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만약에 경우라도 걷잡을 수 없는 국가적 공중보건 위기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이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더욱이 최근 WHO가 엠폭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재선포하고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보관 물량을 순차적으로 폐기하고 3세대 백신으로 비축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