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관계 조사 극히 일부, 더 늘려야... 의료기기 책임보험 실효성 의문
박희승 의원 "의료기기 부작용 때 의약품 수준 걸맞은 두터운 보호 필요"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의료 기기로 인한 이상 사례가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1900건의 이상 사례가 발생했고 올 들어서도 6월 현재 1300건이 넘는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 기기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어 피해 구제 강화 등 제도 보완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만3426건의 의료 기기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 2016년 739건이었던 이상 사례는 지난해 1900건으로 2.6배 급증했으며 올해는 6월까지 벌써 1312건이 보고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미한 결과 등 기타'가 1만755건(80.1%)이었지만 '입원 또는 입원 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도 2635건(19.6%)에 달했다.
심지어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심각한 불구 또는 기능 저하'가 보고된 경우도 19건(0.1%) 발생했으며 '사망이나 생명에 위협'도 17건(0.1%) 보고됐고 실제 7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발생한 중대 이상 사례를 보면 A업체의 보조 심장장치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컨트롤러 고장 알람으로 컨트롤러 교체 뒤 전원을 연결했으나 펌프가 재시동이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고 해당 제품은 회수됐다.
또 D업체의 실리콘겔 인공 유방 의료 기기로 인해 환자는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을 진단받아 생명에 위협을 받았고 업체는 환자에게 보상했다.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25건의 의료 기기와 피해 인과 관계 조사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심부 체강 창상 피복재 ▶진동용 뇌 전기 자극 장치 ▶조직 수복용 생체 재료 ▶개인용 인공호흡기 등 5건은 인과관계가 있는 걸로 조사됐다.
한편 의료기기법 개정으로 2022년 7월부터 인체이식형 의료 기기 제조·수입업자는 해당 의료 기기로 인한 사망 또는 중대한 부작용 발생 때 피해 배상을 위해 책임보험 또는 공제에 의무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9월 18일 기준 현재까지 피해 보상 건수는 하나도 없다.
박희승 의원은 "의료기기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지만 환자가 그 인과관계를 직접 밝혀내기가 쉽지 않아 피해구제에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아울러 의약품 부작용 피해 시 피해구제급여를 지급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 측면에도 맞지 않다"며 "고령화가 심화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기기를 인체에 인식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