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낡은 관행은 과감하게 혁신해 청년세대 가치관과 문화, 의식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훈련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윤 대통령이 파리 올림픽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찬을 대접하고 '국민감사 메달'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행사에는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에서 이어진 불합리한 관행을 지적한 안세영 선수가 참석했던 터라 윤 대통령이 언급한 '낡은 관행'은 여러 해석을 불러왔다.
안 선수는 파리 올림픽에서 28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뒤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선수 부상 관리와 지원이 부실하다며 '작심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행사 참석은 귀국 후 첫 공개 행보다.
윤 대통령은 "젊은 선수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마음껏 훈련하고 기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1984년 LA 올림픽 이후 역대 최소 규모 선수단을 파견해 총 메달 32개라는 원정 경기 역대 최고 타이 성적을 거뒀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는 말을 하면서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좋은 결과를 낸 방식은 더 발전시켜야 한다"며 낡은 관행은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환경'은 윤 대통령이 미래세대나 청년세대를 언급하면서 여러 차례 강조했던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사단도 공정하고 엄정하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찬찬히 들여다보겠다고 했다"며 "결론을 내고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적한 것은 일반론적인 얘기로 안 선수를 염두에 둔 말은 아니라는 뜻이다.
발언과 별개로 윤 대통령은 행사에서 안 선수를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에 입장하는 과정에서는 안 선수와 먼저 악수하며 짧게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혜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부부는 안세영 선수와 유도 김민종 선수에게 '수고했다'고 악수한 데 이어 테이블을 이동하며 대표단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했다"고 전했다.
안 선수는 윤 대통령이 직접 준비한 국민감사 메달 대표 수여자로도 무대 위에 올랐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행사 도중 안 선수를 거론하며 "경기를 보여 주기 위해 얼마나 피나게 노력하고, 짐작하건대 무릎을 비롯해 많은 부상을 이겨냈기 때문에 (경기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다"고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번 행사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국민감사 메달 앞과 뒤 문구를 직접 제안했으며, 김 여사는 젊은 선수들이 기운을 더 낼 수 있게 고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며 메뉴로 안심스테이크를 직접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이 끝난 후 선수 전원과 지도자 모두에게 대통령이 기념 메달을 증정한 것은 역대 최초다.
선수와 지도자뿐 아니라 올림픽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게 활약하는 '숨겨진 주인공'들도 행사에 모두 초청됐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직원, 파리 현지에서 선수단을 위해 한식 도시락을 만든 조리사, 운동 생리학·역학과 스포츠 심리 연구를 토대로 국가대표를 지원한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원, 현지 안전지원단으로 투입돼 합동 순찰에 나섰던 경찰관 등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분들은 이런 자리에 처음 와본다고 했다"며 "대통령 부부가 '팀 코리아' 모두를 챙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