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이 모든 걸 삼킨 우리 안의 파시즘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격동의 22대 총선이 민주당 압승, 국민의힘 참패, 조국혁신당 약진, 녹색정의당과 제3지대 붕괴로 막을 내렸다.
정권심판 여론이 모든 논란과 의혹을 포섭한 이번 총선 결과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치권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지역주의, 저질 정치인의 선동 탓이거나 국가 권력이 강제한 것이 아니라 민중이 스스로 권력의 식민지화가 됐음을 보여준 것이다.
정권심판론이 모든 걸 삼킨 우리 안의 파시즘을 적나라하게 구체화시킨 셈이다.
마치 일사불란한 카드섹션이나 집단체조를 보는 듯한 대구경북과 호남에서의 투표 행위. 인류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통치 체제인 나치즘이나 스탈린주의도 그곳에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암울하다.
오직 광주만이 우리의 영감과 사상적 전위를 차지하고 있던 저항의 시대 80년대. 그때 우리가 꿈꾸던 세상과는 너무도 다른 신세계에 들어와 았는 것 같아 절망스럽다.
민중들의 삶속에는 권력을 거부하는 자율적 세계와 권력이 위로부터 주입한 지배 이데올로기가 관철되는 '내적 식민지'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임지현 교수의 '일상적 파시즘'론에 새삼 공감하게 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저작권자 © 데일리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