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꿈의 직장? 성비위 피해자들에겐 '악몽'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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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꿈의 직장? 성비위 피해자들에겐 '악몽' 같은 곳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3.10.23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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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 소관 40개 공공기관 중 25곳에서 121건의 성비위 등 사건 발생
성비위 사건 가해자 144명 가운데 단지 31명만 해임, 파면의 징계를 받아 퇴직
성비위 등 피해자 185명 중 36명 직장 떠나...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0개월 근무
인재근 의원 "인턴, 실습생 등을 대상으로 한 비위행위는 더 강력히 일벌백계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흔히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이 성비위 피해자들에겐 '악몽' 같은 곳이었던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흔히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이 성비위 피해자들에겐 '악몽' 같은 곳이었던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회 보건복지위 소관 40개 공공기관 중 25개 공공기관에서 모두 121건의 성비위 등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들 성비위 사건의 가해자는 모두 144명인데 이 가운데 31명만이 해임, 파면의 징계를 받아 퇴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발생한 성비위 등 피해자 중에는 인턴 2명씩이 포함돼 있었고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의 성비위 피해자 중 1명은 인턴, 1명은 실습생이었다. 

성비위 피해자들은 흔히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0개월의 계약기간을 근무하며 악몽 같은 일을 겪어야 했다고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23일 "보건복지위 소관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비위, 직장 내 갑질 등 같은 공공기관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에 발생한 비위(이하 성비위 등) 피해자 5명 중 1명은 직장을 그만 둔 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비위 등 피해자는 모두 185명으로 2023년 9월 기준 이 중 36명은 더이상 공공기관에서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5명 가우데 1명은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퇴직한 피해자 36명의 퇴직 사유를 살펴보면 약 63.9%인 23명이 의원면직이었고 약 27.8%(10명)가 계약만료였다. 나머지는 당연퇴직 2명, 기타 사유(건강악화) 1명이었다.

심지어 퇴직한 36명의 피해자 중 8명(약 22.2%)은 공공기관의 정규직원이 아닌 인턴과 연수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이 성비위 등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퇴직 피해자들이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약 290일로 10개월이 채 안 됐다. 

공공기관이 성비위 등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퇴직 피해자가 퇴직한 날까지의 기간을 구간별로 나눠보면 먼저 공공기관이 사실을 알게 된 날 이전에 이미 퇴직한 피해자가 10명이었다. 그리고 1~30일 3명, 31~90일 7명, 91~180일 5명, 181~365일 2명, 366일 이상이 9명으로 집계됐다.

퇴직 피해자의 평균 근속기간도 약 31.5개월로 3년을 채우지 못했다. 퇴직 피해자의 근속기간을 구간별로 나눠보면 1년 이하 근무 15명, 1~3년 근무 10명, 3~5년 근무 6명, 5년 이상 근무 4명이었다.

인재근 의원은 "공공기관은 많은 사람이 그리는 '꿈의 직장' 중 하나다. 하지만 성비위 등의 피해자가 된 직원들에게는 그저 악몽 같은 곳, 두려운 곳일 뿐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을 제 발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기관장을 비롯해 공공기관의 모든 직원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면서 "특히 인턴, 실습생 등 정규 직원보다 더 처우와 근무환경이 열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더 강력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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