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광명시·국회의원,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총력 대응하기로
박승원 광명시장 "광명시민은 일방적 사업추진을 좌시하지 않을 것"
이승호 공동대책위원장 "이젠 결사항전뿐"… 기재부 청사 앞 삭발투쟁
양기대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강행 시 모든 것 걸고 투쟁할 것" 경고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부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여부를 결정할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광명시민과 광명시장, 지역 국회의원이 8일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9일 오전 10시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등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광명시는 8일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끝까지 거부하겠다며 사업 백지화를 위한 총력전을 예고하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세종시 기재부 앞에서 이승호 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 등 7명이 삭발 시위를 벌이며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백지화를 촉구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일방적 사업 추진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고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이승호 위원장은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또 광명이 지역구인 양기대 민주당 국회의원은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강행하면 모든 것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정부에 엄중 경고했다.
광명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거부 범 광명시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끝까지 차량기지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공대위가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박승원 시장, 양기대 의원, 광명시의회 안성환 의장과 구본신·오희령·이형덕·현충열·이재한·김종오·이지석·김정미의원, 최민·유종상·김용성 경기도의원이 함께했다.
박승원 시장은 이 자리에서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은 18년간 타당성 조사만 3차례 해온 이미 낡은 정책이며 폐기돼야 마땅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박 시장은 "국토부는 절차적 민주성마저 훼손한 채 광명시와 광명시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의 전면 철회 △광명시민과의 직접 소통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참석을 요청했다.
현행 철도건설법 제4조3항은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수립할 때 국토부장관이 미리 관계 기관장 및 시장·․도지사와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광명시와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지난 2021년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전제로 제2경인선(인천 청학∼노온사)이 포함된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안을 발표해 광명시민들에게 빈축을 샀다.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은 당시에도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 중인 미확정 사업이었다.
박 시장은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은 '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은 주민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음, 분진, 지역단절을 비롯해 노온정수장 오염 위험, 산림축 훼손 등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정부는 정작 당사자인 광명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광명시민들도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을 비판하며 궐기대회를 비롯해 120차례 넘게 릴레이 반대 성명 발표, 촛불집회, 500미터 인간 띠 잇기 등 끊임없이 국토부와 기재부에 소통을 요구해 왔다.
또 최근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광명시민의 85.2%가 정부의 일방적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명시민 10명 가운데 해당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은 두 명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박승원 시장은 이러한 광명시민의 뜻을 분명히 전하기 위해서는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 광명시가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명시는 광명시민의 입장을 전하고 사업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참석 허가 요청 공문을 두 차례 보냈지만 기재부는 불응으로 광명시민과 맞서고 있다.
박 시장은 "정부는 이제라도 30만 광명시민의 가슴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진지하고 성의있게 나서야 한다"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승호 공동대책위원장은 "구로구 민원 해결을 위해 구로지역 정치권 요구에 따라 국가가 추진한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탈바꿈됐다"면서 "이런 비상식이 아직도 정상화되지 못한 현실이 매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18년 동안 타당성조사만 3번이나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은 한 걸음도 진행하지 못한 부당한 사업"이라며 "광명시는 일관되게 반대를 외치고 소통을 요구했으며 공정을 기대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끝끝내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면 요구가 관철되는 날까지 결사 항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으로 이동해 비상대책위원 5명과 함께 삭발 시위에 나섰다. 또 광명시민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는 정부 관계자를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세워 결의문을 허수아비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공대위는 정부가 광명시민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한다면 정부가 사업을 백지화할 때까지 삭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성환 광명시의회 의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철저히 외면한 일방통행 사업이 3번째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광명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국토부와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사업을 즉시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기대 의원은 "어떠한 국책사업도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하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만에 하나라도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사업을 강행한다면 시민과 함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비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승원 시장과 양기대 의원, 이승호 공동대책위원장은 이날 광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국회로 이동해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5월 9일 발표되는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민심의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