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돈 봉투' 사태의 본질은 민주당 내에 팽배한 '악의 평범성'" 질타
가짜뉴스 3연타로 망신당하고 거짓말을 잔기술이라 억지부린 사람에게 언론 대응?
"느와르 영화 찍으면서 민주주의 파괴하라고 준 의석 아냐. 민주당 이름값 좀 하라"
정우택 "민형배 복당 민주당, 국민농락과 의회민주주의 능멸 공범임을 자인한 셈"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의당이 27일 민주당 '돈 봉투' 사건의 핵심 송영길 전 대표의 부적절한 처신과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을 위해 꼼수 탈당했다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간 민형배 의원의 행태를 거론하며 맹비난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제49차 상무집행위원회에서는 송 전 대표와 민형배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위장 탈당' '꼼수 탈당' '돌격대장' '패거리 정치' 등의 거친 낱말이 나왔다.
먼저 이은주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돈봉투 사태를 둘러싼 민주당의 무책임한 태도가 점입가경이다.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한지 불과 며칠 지나지도 않은 어제 김의겸 의원이 송영길 전 대표의 언론 대응을 맡기로 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황급히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어제(25일) 송영길 전 대표로부터 '언론 창구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고 수락했으나 오늘(26일) 송 전 대표로부터 '개인적인 친분으로 한 부탁인데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겠다'고 해 송 전 대표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은주 원내대표는 "김의겸 의원은 직전 당 대변인이자 민주당의 현역 의원이다. 다른 무엇도 아닌 정당정치와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선거범죄 의혹으로 탈당한 전 당대표의 언론 대응을 민주당 국회의원이 맡는 광경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번 일은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과 탈당이 민주당의 당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임을 보여준 것이라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라며 이재명 대표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송 전 대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는 되려 (국민의힘) 박순자, 김현아 전 의원의 수사 현황을 되물었다"며 "이재명 대표 본인의 사법적 의혹에 타당 의혹을 묻던 광경과 판박이"이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돈 봉투' 사태의 본질은 민주당 내에 팽배한 '악의 평범성'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모든 의혹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에도 모르는 일이라 강변하는 송영길 전 대표, 4~50명에 달하는 돈봉투 수수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을 밝혀내고 징계하기는커녕 책임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당 지도부까지 책임의식과 성찰 능력을 상실했다"고 질타했다.
이기중 부대표도송영길 전 대표가 김의겸 의원에게 언론 대응을 맡기려다가 철회한 사실을 거론하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대표는 "가짜뉴스 3연타로 망신을 당하고 거짓말을 잔기술이라 억지부린 사람에게 무슨 언론 대응을 맡긴다는 것인가 의아하지만 송영길 전 대표가 그간 파리에서 공부하느라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송영길-김의겸 두 사람을 싸잡아 꼬집었다.
이어 "돈봉투 사건에 대해 성실히 수사 받아야 할 분이 언론 대응부터 고민하는 것은 또다시 형사사건을 정치화하는 민주당의 주특기를 부려보겠다는 것이냐"며 "탈당으로 민주당의 부담은 줄이면서 전직 당대표의 위세는 다 누려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송 전 대표를 쏘아붙였다.
이 부대표는 송 전 대표를 향해 "부디 부끄러움을 알고 자중하라"고 촉구했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꼼수 탈당' 민형배 의원의 민주당 복당 사태를 거론하며 "민주당은 이름값 좀 하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민형배 의원은 위장 탈당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킨 뒤에도 그에 대한 사과는커녕 독립투사라도 된 마냥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소속만 민주당이 아닐 뿐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칼럼을 온라인에서 공유한 시민들에게 비속어를 댓글로 다는 등 돌격대장 역할에 충실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위장 탈당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상호토론과 협의를 위한 국회의 민주적 절차도,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체면도, 서로 챙겨주고 품어주는 '그들만의 의리'보다는 하찮은 일에 불과했다"고 민형배 의원과 민주당을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민주당의 '의리'가 민주당 안에서만 작동하고 국민을 향해선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 했다.
김 대표는 "부정부패를 방지하겠다며 대국민 앞에서 약속한 당헌 80조는 예외조항이 됐고 정치개혁하겠다면서 위성정당을 만든 과오에 대한 반성도 없다. 돈봉투 게이트가 터지자 자정작용은 포기하고 갑자기 그동안 비판했던 검찰이 알아서 수사하라고 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형님동생하며 의리 지키는 느와르 영화 찍으면서 민주주의 파괴하라고 준 의석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라는 이름값 좀 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정우택 국회부의장(국민의힘)도 "민주당이 1년 전 '검수완박법' 강행처리를 위해 무소속 신분 세탁,위장 탈당으로 도왔던 의원을 특별복당시켰다"며 "국회 절차 파괴, 국민농락, 의회민주주의 능멸 공범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또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공식회의에서 민형배 의원을 특별복당시킨 민주당에 대해 "꼼수 탈당, 국회 절차 파괴의 공범임을 자백한 것"이라며 "참으로 간 큰 행보"라고 비난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