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사' 정쟁 일삼다 빼도 박도 못하는 녹취록 알려지자 그제서야 사과 누가 믿겠나"
이정근(민주당 전 사무부총장) 녹취록 속의 수많은 오빠, 언니, 동생들에 대해 밝혀야
민주당,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등을 소재로 대여 역공에 나서
"윤석열 대통령의 친미 사대주의 굴종외교 때문에 대한민국은 졸지에 글로벌 호구 됐다"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 몫이었던 외교 참사 이번엔 반복말아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민의힘이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을 거론하며 민주당을 향해 연일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미국의 우리 대통령실 도감청 문제와 한미정상회담, 그리고 지난 한일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친미 사대주의' '친일 굴욕외교' 등 대여 공세로 맞서고 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정책회의에서는 이른바 2021년 '쩐당대회' 사건 관련해 민주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닷새 만에 나온 민주당의 사과를 거론하며 "진정성 없는 면피용 사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대표로써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또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면서 "이를 위해서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양수 수석부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과 관련해 닷새째 침묵하던 민주당은 어제서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의 민주당 언행을 떠올려보면 그 진정성이 심히 의심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비상식적 야당탄압' '국면전환용 기획수사'라며 사건을 정쟁화하려고 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일삼는 민주당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일삼는 민주당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하던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떠오른다. 이제 머지않아 '사과한다고 했더니 진짜 미안한 줄 알더라' '사실 규명하겠다고 했더니 진짜 조사받는 줄 알더라'라는 말이 나올까봐 우려스럽다"고 민주당을 비꼬아 비판했다.
국회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민주당은 도무지 반성하지 않는 정당"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본인과 관련한 각종 범죄혐의가 나올 때마다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한다'라고 뻔뻔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초기에는 '검찰의 국면전환용 수사'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이 터지자 갑자기 압수수색했다'라며 기획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빼도 박도 못하는 녹취록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그제서야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해서 국민께 사과하면서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하겠다는 촌극을 벌였다"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국민께 속죄한다고 하면 돈 봉투 문제를 정치보복이라고 국민을 속이려 했던 것부터 먼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정근(민주당 전 사무부총장) 녹취록 속의 수많은 오빠, 언니, 동생들에 대해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자금을 마련하고 전달한 핵심 공여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현금 살포 의혹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녹음파일의 육성도 명확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9400만원의 돈이 살포된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한국 정치의 수준을 1980년대 이전으로 끌어내리며 후진적 관행과 구태, 불법적 선거행태를 일삼은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아직 일부 내용만 공개됐다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3만개 휴대전화 녹음파일 생성기간 동안 치러진 주요 선거를 상기시켰다. 국회의원선거(재보궐 포함) 3번, 지방선거 2번, 민주당 당내 선거 4번이다. 이 8번의 선거가 이른바 '이정근 게이트'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것.
정 의원은 "국민들은 2021년 민주당 쩐당대회의 부패한 악취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수많은 선거에서 지속적인 돈 선거가 자행되며 대의민주주의가 왜곡됐던 것은 아닌지, 이정근 녹취록 속의 수많은 오빠, 언니, 동생들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여당) 위원들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부 살포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11시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이들은 관련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 증언,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건의 실체와 전모를 밝혀 불법을 파헤치고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했다.
수세적 국면으로 밀리게 된 민주당은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등을 소재로 대여 역공을 취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민주당 의원들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해임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을 찾은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 도청에는 맥없이 뚫렸던 용산 대통령실이 국민을 대리하여 그 원인과 대책을 점검하려는 국회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원천거부'로 나온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미 백악관은 처음부터 문건 유출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지만 김태효 1차장은 처음부터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 '악의적 도청 정황은 없다'는 등의 억지 논리로 도청 당사자인 미국 입장 방어에만 급급했다"며 "대통령실은 오히려 야당과 언론을 향해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일 굴욕외교'는 빈손을 넘어 반을 채웠다던 물컵조차 빼앗겼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의 강화는 굳건한 신뢰를 기반으로 할 때 이뤄지는 만큼 이번 도청 문제에 대해서도 당당히 사과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 몫이었던 외교 참사를 이번 만큼은 절대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정호 원내선임부대표는 "대통령실 안방을 도감청 당하고도 축소·은폐에 급급한 대통령, 한심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글로벌 호구'라는 말도 나왔다.
김 선임부대표는 "미국의 도감청은 명백한 국제범죄이자 주권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주권을 침해당하고도 항의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엉뚱하게 국내 언론과 야당에만 호통치고 화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 CIA가 한국 대통령실을 도감청하는 주권 침해가 드러났으면 빈말이라도 미국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니겠냐"며 "그러나 조작이니 악의가 없는 도감청이라느니 이렇게 미국을 감싸고도는 행태에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친미 사대주의 굴종외교 때문에 대한민국은 졸지에 글로벌 호구가 됐다"고 개탄했다.
김 선임부대표는 "주권국가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리 됐나"라며 "경제에 무능하고 안보마저 무책임한 윤석열 대통령, 이제 친일·친미 사대주의 굴종외교까지... 우리 국민들은 언제까지 이런 험한 꼴을 보고만 있어야 하고 얼마나 더 치욕을 참아야 하냐"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