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청장은 부인과 문화재청 직원 1명을 데리고 해외 출장비 1600만원 외에 대한항공이 제공한 왕복 항공료 등의 지원을 받아 6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유럽출장 중에 있다 숭례문 화재로 11일 오후 급히 귀국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유 청장의 해외출장을 거론하며 "공직자가 항공사로부터 협찬을 받아 외국 출장을 나간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과거에 국회의원들이 민간연구기관으로부터 외유를 나갈 때 돈을 받았다고 해서 구속까지 된 예가 있다"고 질타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가 공무원이 더군다나 차관급 공무원이 민간기관으로부터 항공료를 포함해서 1000만원 이상의 협찬을 받아서 부인까지 대동해서 외국에 나가서 일을 봤다면 일종의 외유성 출장"이라며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숭례문이 불타 온 국민의 마음을 숯덩이로 만들었던 그날 공직자인 유 청장은 모 항공사로부터 협찬을 받아 외유를 하고 있었다"며 "유 청장은 이번 사태가 사직서 한 장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열정적으로 혁신적 문화재 행정을 이끌었다는데 대해 한 점 부끄러움 없다'던 그의 사퇴 회견은 국민들을 다시 한 번 분노케 했다"며 "한나라당은 이번 유 청장의 외유성 출장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조사해 사법적 책임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문화재 관리제도 개혁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에 정병국 의원을 임명했다. 정 의원은 "유홍준 문화재청장에 관한 위법성 여부에 대해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에서 법률적인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한편 유 청장은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심사를 받게 될 남해안 공룡발자국과 조선시대 왕릉의 원만한 통과를 위해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과의 면담을 어렵사리 성사시켜 출장을 간 것"이라며 외유성 출장 의혹을 반박했다. 또 여행 경비 등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