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출마로 선거판이 '대선시즌2'로 변질돼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김종민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압승, 민주당 참패'로 막을 내린 6.1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참패의 결정적 원인으로 이재명·송영길 두 사람을 지목했다.
대선 패배 뒤 낮은 자세로 반성하고 자숙하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두 사람이 속된 말로 '자기만' 살겠다며 선거 출마를 강행해 민주당이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왜 진 거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민주주의 제대로 못한 것"이라 답변했다. 대선에서 지고도 반성 없는 민주당을 국민들이 다시 심판한 것이라는 것.
김 의원은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서 다른 선거에 나가서 '난 잘못 안 한 것 같다'(고 하고) 그리고 그때 선거를 이끌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퇴한 당대표가 '그게 아닙니다' 이러면서 다시 또 선거에 나가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석달도 안 돼 치러지는 선거에서 또다시 민심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온 이재명 전 후보와 당시 당대표였던 송영길 전 대표를 직격한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특히 이재명 전 후보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번 선거판이 '윤석열-이재명 대선시즌2'로 변질, 민주당 후보들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등이 개인 역량이나 인물 경쟁력으로 어떻게든 돌파하려해도 지방선거 구도가 '대선시즌2'로 잡히면서 현장에서 먹히지가 않더라는 것.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출마 선언 전까지는 충남도지사, 대전시장, 세종시장 등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5~10% 앞서고 있었는데 그 뒤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이재명 후보의 출마로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10% 안팎 급락하면서 민주당에게 악재가 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언급된 충남도지사, 대전시장, 세종시장, 강원도지사는 모두 민주당이 현직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출마를 말릴 순 없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의원은 "말렸다"고 답했다. 공개적으로 여러 번 발언하고 이재명 후보의 측근을 통해서도 직간접적으로 여러차례 출마를 말렸지만 먹히지 않았다는 것.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하고) 가까운 분들한데 물어보면 다 안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전략공천을 발표해버렸다"며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의 절차가 왜곡됐다, 흔들려버렸다(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왜 계양을에 출마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해가 안 간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대해서 민주주의 선거와 심판에 대해서 불복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주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 패배 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이는 과정에 민형배 의원을 꼼수 탈당시키는 등 편법을 동원한 데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에 충실하지 못했던 점, 이런 점은 다시 반복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8월 전당대회 출마가 점쳐지고 있는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종민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졌으면 적어도 몇 달 자숙하고 성찰하고 그러면서 선거 의미를 존중해줘야 된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 졌다. 그걸 주도했던 두 분(이재명·송영길)이 다시 또 당의 전면에 나선다면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더 큰 심판을 받게 된다"고 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