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변화를 택했다. 대선 패배로 새롭게 변화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윤호중 원내대표와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선임하고 20~30대인 청년 창업가 김태진, 민달팽이유니온 이사 권지웅, 이소영 국회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외에 채이배 전 국회의원, 배재정 전 국회의원, 조응천 국회의원 등 8명으로 비대위를 구성했다. 앞으로 1~2명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정도의 비대위 구성이라면 혁신을 위한 비대위로 볼 수 있겠다. 8명의 비대위원중에 4명이 20~30세대들이라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임시방편의 비대위로 볼 수 있겠지만 민주당의 결정은 참신하고 혁신적이다. 선거 패배의 책임은 누군가가 져야 하는 것이 타당한 일이지만 송영길 당 대표가 물러나면서 윤호중 원내대표를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송영길 대표와 거취를 함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이 곧 있을 것인데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비대위원장의 교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특별히 눈여겨볼 점은 조응천 의원의 비대위원 임명이라고 볼 수 있다. 당내 비주류로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당내 대응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했고 민주당의 내로남불식의 태도에 비판을 가해왔다. 당내에서 비주류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의원이었기에 비대위원 임명에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앞으로 취해야 할 자세는 시시비비를 명확히 하고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의 뜻을 먼저 살펴야 할 일이다. 곧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이겨보려는 단기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알 될 것이고 민주당내의 개혁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의 의석을 가져갔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지자체장은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을 석권했고 지방의회도 대다수 장악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에 상당수 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이라는 딱지를 떼게 되었으니 다수 야당으로 어떻게 국정을 끌어갈 것인지를 냉정히 고민해 필요가 있다. 다수 의석으로 법안을 통과시켜서 야당의 반발을 가져왔던 사건들이 많았던 것에, 성찰과 재발방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의 사정은 이렇듯 나름의 고민이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로 자신감이 충만해져 스스로 돌아볼 여지가 없는 것 같다. 민주당은 비대위 체제로 다음 선거를 대비하고자 하는데 국민의힘이 안일하게 현재의 상태로 당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국민의 관심과 지지는 민주당으로 다시 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비대위 체제는 아니더라도 혁신위를 구성하여 차기 지방선거와 총선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국민의 당과 합당이 이루어지면 혁신 지도부를 즉각 실시하고 정치신인들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노, 장, 청이 조화를 이루는 지도부와 당직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20대와 30대의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은 특별하게 보인다. 엄밀히 말해서 국민의힘에 보내준 지지율은 윤석열 당선인에 보낸 지지율이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고정지지층에 더해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인정해준 국민의 지지라고 본다. 여기에 더해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로 득표율을 올린 측면이 강하다. 대선 결과를 정확히 분석했다면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대비해서 당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만하다. 변화와 개혁이라는 단어는 보수 정부인 김영삼 대통령 정부에서 꺼낸 화두이다. 정당이 일신우일신 해야 한다는 말도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가 늘 쓰던 말이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 명제를 받아들이고 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민주와 개혁은 국민을 위하는 정당이라면 당연히 시행해야 하는 중요한 의제이다.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교훈으로 삼아 젊은 비대위를 출범시켰듯이 국민의힘도 당풍이 젊음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정치력은 부족하겠지만 전문성과 패기로 무장한 젊은이들을 찾는다면 기꺼이 참여할 젊은이들이 많을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 효과를 충분히 이용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주당 비대위를 보면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멋지고 좋아 보인다. 새 시대 정치에 맞게 우리 정치도 젊어져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과 합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명직 최고위원에 젊은이들을 다수 임명하여 그들의 생각과 주장을 참고하여 당의 정책에 반영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에서 광역 단체장은 인지도 높은 인사를 공천하는 것이 당선에 유리하다고 보지만 기초단체장이나 시, 군, 구의원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성을 지난 청년들이 당내 경선을 통하여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이 되었으면 한다. 기초의원이 되고 의정경험을 거쳐 이들이 국회로 진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청년정치를 구현하는 전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