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지나면 약간의 지지율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설 전까지의 상황은 이재명 후보에게는 부인 관련 악재가 나왔고 윤석열 후보도 특별한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 두 후보의 지지세가 눈에 띄지 않으니 상대적인 호재는 안철수 후보에게 있을 것 같다. 안철수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해서 대권을 잡을 수 있느냐는 차후의 문제이고 지금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지지율을 올리고 3명의 유력 후보 중에 누가 더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지를 국민에게 물어야 하는 시점이다.
지금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보면 이재명, 윤석열 양 후보가 유력하다고 볼 수 있지만 남은 기간에는 후보토론이 있고 후보나 후보가족의 리스크가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잠복해 있었던 법적, 도덕적 문제가 3자에 의해 제기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고 설화에 의한 지지율 하락도 있을 수 있겠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네가티브 선거전을 지속한다면 네가티브를 하지 않는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민주당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로 네가티브 유혹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도 검증과 네가티브를 혼용하는 듯해서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생겨나고 있다.
이재명 지지자와 윤석열 지지자의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한 투표 입장은 확고하고 선택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지지율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응답층과 객관적인 중도층은 어느 후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를 차지한다고 보인다. 안철수 후보 측이 주장하듯이 역대 최고의 비호감 선거전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다. 후보가 하는 말마다 실언이고 말 바꾸기이고 무책임한 말이라는 것을 국민은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진영의 논리로 돌아가면 내로남불이라는 신조어가 딱 들어맞는다. 자기편 후보가 말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일단 이해하고 보면서 상대편 후보의 말이면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선거전이 흘러가면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지지율 40%를 넘기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 의미는 대통령이 되기에 부족하다는 말과 같다. 이제부터라도 네가티브 중단하고 정책과 비젼으로 나서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 중에 지지율 40%에 미치지 못하는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만나려고 할지도 모른다. 만나려는 목적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이런 일을 하지 않으려면 미리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를 이미 불신했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이 다수인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하고 윤석열 후보는 다수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의 명령을 이행할 준비와 자질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이런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하고 있으니 안철수 후보의 공간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선거전이 흘러간다면 안철수 후보가 운명의 키를 쥐게 될 것이라고 칼럼을 통해서 누차 말해왔다. 국민의힘은 홍준표 전 대표를 선대위 고문으로 영입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아직도 포용하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에서 눈물 보이는 일을 하지 않으려면 초당적으로 겸손해야 한다.
민주당은 자당 의원의 부정으로 치러질 보궐선거 지역 3곳에 국회의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도 50억 뇌물수수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곽상도 의원 지역인 대구 중, 남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그러나 탈당 후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 내외에서 논란이 있으니까 출마를 포기한다고 했다. 김재원은 애초에 당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탈당 후 당선되어 복당하겠다는 꼼수를 부리 것만으로 최고위원 자격도 없다고 본다. 말로만 젊은 충에 기회를 주겠다고 하지 말고 국민의힘은 전략지구인 서울 종로를 제외한 3개 보궐선거 지역에서만이라도 젊은 신인 정치인에게 공천을 주기를 바란다. 민주당도 공천을 포기한 3개 지역을 빼고 1개 지역은 젊은 신인 몫으로 줘도 될 것 같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공천도 그렇게 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