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원서를 쓰고 당원이 됐다. 이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된 것이다. 지난 2일에는 당대표가 정식으로 입당 환영식을 열고 공식화했다.
윤 후보가 입당한 날부터 이틀 간 한국사회연구소가 교통방송의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은 32.3%로 지난 5주 간 20% 중후반대로 형성됐던 지지율의 상승 변화가 있었다.
또 PNR리서치가 세계일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31일 조사한 여론조사결과도 윤석열 35.3%, 이재명 23.2%, 이낙연 16%로 조사됐다. 윤 후보의 입당에 대해서는 52.9%가 잘한 결정이라고 했고 잘못됐다는 비율은 33,9%였다.
윤석열의 조기 입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윤 후보는 대선 출정식에서 보수 성향을 드러냈고 그가 주창한 공정과 정의가 국민에 스며들기 시작했으므로 중도층의 외연 확대는 굳이 필요치 않은 것이었다.
문재인 정권 임기 말의 중도층은 문 정권의 반대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본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34,9%로 민주당의 31.9%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의 주류세력은 옛 386세대가 주축으로 변화가 없지만 국민의힘 주류는 조용히 바뀌었다. 젊은 이준석 대표의 등장이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고 노장층은 물러나고 40~50대의 지도부로 젊어진 것도 국민의힘의 변화다.
윤석열의 입당이 다른 후보에 미치는 지지율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근소하게 잠식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 2일 입당 환영 행사 후에 소속 국회의원을 일일이 방문하는 등 당원으로서 빠른 행보를 보인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최근에 불거진 구설에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등 나름대로 여의도 정치에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는 해명하는 일보다는 구설에 오를 말들을 삼가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윤석열이 어떤 말을 하든 여당은 꼬투리를 잡아서 정치적인 비판을 할 것이고 언론은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싸움을 붙일 것인바 논쟁이 윤석열에게 그리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특히 대선후보에게는 이름 석 자가 부각되는 것이 오히려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도 2위를 달리는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비판과 비난을 섞어서 발표하고 이재명 후보의 반론이 나오면서 관전자에게 재미를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의 윤석열을 음해하기 위한 쥴리논쟁은 여론전에서 윤석열 후보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것 같고 어떤 네가티브에도 즉각 대응하는 점이 윤석열을 강한 후보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는 정권에 대한 반대급부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면 앞으로는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주변 참모들을 가려서 잘 써야 하고 전문가 그룹의 자문도 받아야 할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되려고 재수한 사람과 몇 년을 노심초사 기다린 사람도 있고 대선 때마다 출마한 사람과 불과 1~2%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로 명성을 얻어 보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몇 달 전까지 꿈도 꿔 본 적이 없는 대선후보의 반열에 올랐으니 특별하고 운이 좋은 사람이다.
운만 좋은 게 아니라 민심도 함께 얻고 있으니 그가 말한 패가망신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제부터는 공정과 정의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펼쳐야 할 것이다. 검사로서 공정과 정의를 보여 준 것보다도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한 수위의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대선도 여느 대선과 마찬가지로 여야의 1대1 대결 구도이거나 강력한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제3의 후보가 여당 성향이든 야당 성향이든 국민의 압력에 의해서 단일화라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본다. 진영에 갇힌 사람들을 제외하고 유연한 정치성향의 중도층이 지금까지 대통령을 결정했던 것을 기억한다.
이번 대선의 결과도 중도층이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중도층이 아니라 정의로운 국민이 결정한다. 지나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