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을 야권의 대선후보로 세우자는 말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법사위원회에서도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 현직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를 생각한다면 지금까지의 감사과정을 다시 확인해 볼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최 원장은 월성원전의 폐쇄과정에 부당한 절차를 지적하고 증거은닉을 한 것에 대해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었다. 최 원장은 감사에 정지적 고려는 없었으며 정치적으로 처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대선 출마에 관해서는 입장을 정리해서 표명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 발언은 최 원장이 대선전에 나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최 원장이 감사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때 여권의 심한 견제를 받은 것은 국민이 알고 있는 바다. 그가 느낀 자괴감은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런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으로 느낀 자괴감과 같은 이유라고 판단한다. 문재인 정권은 정권 내에서 일하던 장관급 공무원을 야당의 대선주자급으로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임하고 야권의 대선주자로 나선다면 그 지지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윤석열보다는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보는 국민이 많다.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 참전 용사로 알려져 있다. 6.25 당시 해군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으로 부산으로 침투하려던 북한의 600명이 탄 수송선을 격침 시켜 개전 초기에 큰 승리를 거두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인간적인 미담도 회자 되고 있다. 고교 시절 2년간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 등교를 했다든가 두 명의 자녀를 입양해서 가족으로 훌륭하게 양육했다. 그런 미담보다도 최재형 감사원장의 정의감을 더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이런 점이 문재인 정권에서 감사원장으로 발탁되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로운 검사 윤석열과 정의로운 판사 최재형을 각각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으로 발탁했다. 그 사람들이 지금 큰일을 내려고 하는 것을 보면 모두 문재인 정권의 덕이라고 할지 탓이라고 할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윤석열을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로 적합하다고 보는 야권지지자의 시각은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그가 장외에서 만난 인물들을 보면 진보 성향이거나 중도성향의 사람들이 많았다. 보수 성향의 인사들을 만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런 때 최 원장의 등장은 윤석열을 긴장시킬만한 요소가 된다. 아마 최재형 원장이 야권대선후보로 등장하는 순간 다른 후보들은 존재감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국민의 이목은 윤석열, 최재형에 집중될 것이고 당원들의 마음도 두 거인의 등장에 환호할 것이다. 보수성이 강한 최재형이 후보가 된다면 지금까지 윤석열에 대해서 의심의 눈총을 보내던 당원들의 선택이 수월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최재형 원장에 대한 입당에 기대를 걸고 있는 당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등장을 기대하는 당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 대선을 위한 경선 레이스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고 국민의 관심을 국민의힘에 머물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윤석열 총장을 지지하는 세력과 최재형 원장을 지지하는 세력의 대결도 기대해볼 만하다. 윤석열의 좌고우면에 맞서 발 빠르게 결단을 내린다면 최재형의 행보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재형은 보수층이 바라는 후보로 부각 될 것으로 본다. 그의 등장은 여타 군소 후보를 정리하고 명실상부한 2강의 대결로 국민의힘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