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YS 제명 거론하며 "다수의 횡포가 어떤 결과 초래할 지 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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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YS 제명 거론하며 "다수의 횡포가 어떤 결과 초래할 지 알 것"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0.06.16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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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사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 벌어졌다"... 여당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비난
성일종 "72년 만에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보다 더 무섭다" 개탄
53년만에 단독 개원, 72년만에 처음으로 여당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매일 진기록 세워
민생당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반발... "민주당 독주는 국민들의 독주가 될 것"
민주당, 6개 상임위 가동하며 '일하는 국회 시대' 개막... "통합당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
"오는 19일 원구성을 모두 마치고 민생을 위한 국회, 일하는 국회 위해 국민만 보고 갈 것"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미래통합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16일 1979년 YS 제명 사태를 거론하며 "다수의 횡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 잘 알 것"이라고 여권을 향해 경고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미래통합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16일 1979년 YS 제명 사태를 거론하며 "다수의 횡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 잘 알 것"이라고 여권을 향해 경고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민주당이 단독으로 21대 국회를 개원한 데 이어 상임위원장까지 헌정사상 처음으로 단독으로 선출하자 미래통합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국회 제명사태까지 거론하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엄중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어제 의회사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전날 민주당 단독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비난했다.

1948년 제헌국회 이래 여당이 독단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를 강제 배정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72년 만에 최초의 일로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실제적으로 의회는 여당이 있고 야당이 있고 서로가 상호 존중함으로 의회의 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21대 국회는 개원부터 야당의 의사를 전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수의 힘으로 개원도 하고 어제는 드디어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당히 기이한 방법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1979년 당시 제1야당인 신민당 김영삼 총재(YS) 제명 사태를 거론했다.

YS 제명 사태는 1979년 박정희 유신정권이 여당인 민주공화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을 돌격대로 내세워 YS의 박정희 정권에 대한 지지 철회를 미국 정부에 요구한 '뉴욕타임즈'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아 그해 10월 4일 국회에서 YS의 의원직을 박탈한 사건을 말한다.

YS 제명 사태는 곧바로 부마항쟁(10월 16~20일)을 불렀고 결국 10.26이라는 유신 종말로 이어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우리는 과거의 헌정사에서 다수의 횡포가 결과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서 1979년 야당 총재인 김영삼 총재를 당시 집권 세력이 다수의 힘으로 제명했던 사례
를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 가지 문제로 걱정스러운 생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의회의 실상을 다른 나라에서 뭐라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이다"라며 "갑작스럽게 한 번 정도 있을 수 있는 거대여당의 출연으로 인해서 결국 민주주의 의회의 기본을 망각하는 그러한 현상을 초래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과연 이런 식으로 당면한 문제를 의회가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거기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결국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독재로 가는 문이 열렸다"고 민주당의 일방 국회 운영을 비난했다. 

성 위원은 "스티븐 레비츠키의 민주적 파괴에 대한 책을 보면 합법적으로 선
거를 통해서 권력을 획득한 자들이 관행이나 기본적 기초 질서를 무시하면서 민주주의가 파괴된다고 얘기했다"며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서 나타났던 현상이 대한민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성 위원은 전날 국회 사태를 언급하며 "72년 만에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의원을 강제 배정했다. 군사정권 시절보다 더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나서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성 위원은 "이제 국민께서 이 어려운 사태를 주시하고 도와주셔야 한다. 대한민국이 독재의 길로 가지 않고 균형 있는 나라가 되려면 야당 바로 세워주시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야당에게는 힘이 없다. 국민 여러분만 보고 가겠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또 김미애 비대위원은 "2020년 6월 15일은 의회독재가 시작된 날로 기억한다. 이는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을 넘어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을 지지한 41.4% 국민을 짓밟은 날"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53년 만에 일방적인 단독 개원. 1948년 제헌국회 이후 처음으로 상임위원 강제 배정, 상임위원장을 여당 단독 선출, 매일 반민주적인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며 "30년 협치 전통을 짓밟고 헌정사에 영원히 오점을 남길 의회독재 선전포고의 날이기도 하다"고 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민주당이 무자비한 권력으로 폭주한 6월 15일, 우리는 의회 민주주의를 잃었다"고 개탄했다.

배 대변인은 "야당은 협치를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여당은 발목을 잡을 거라며 뿌리쳤다"면서 "야당 없는 국회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배 대변인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소수자의 권리 옹호는 우리 당과 민주당이 여야를 오가며 만들어놓은 역사 깊은 전통"이라며 "거대 여당이 되었다고 스스로 전통을 허무는 민주당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민생당도 반발했다.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21대 국회가 20대 국회와 달라야 한다고 하면서 고작 상대편을 무시하고 짓밟는 모양새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며 "이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일하는 국회'의 모습인가"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민주당의 독주(獨走)는 결국 국민들의 독주(毒酒)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불참과 반발 속에 21대 국회를 개원한 민주당은 이제 갈길을 가겠다며 16일 6개 상임위를 가동하며 '일하는 국회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미래통합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야당의 불참과 반발 속에 21대 국회를 개원한 민주당은 이제 갈길을 가겠다며 16일 6개 상임위를 가동하며 '일하는 국회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미래통합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했다.
ⓒ 데일리중앙

그러나 민주당은 이제 갈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21대 국회 열차는 이미 출발했지만 문은 열려 있으니 언제든 탈 수 있다고 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부로 6개 상임위가 가동되며 일하는 국회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부족하지만 6개의 상임위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경안과 질병관리청 조직 개편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민생이 어떻게 되든 말든 오로지 권력투쟁만을 하겠다는 세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하고 "21대 국회 열차는 출발했지만 아직 문은 열려 있다"며 통합당에게 2대 국회 열차에 올라탈 것을 요구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없이 단독 개원하고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민주당은 오는 19일 남은 원구성을 모두 마치고 민생을 위한 국회, 일하는 국회를 위해 국민만 보고 앞으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때까지 기다려줄테니 빨리 21대 국회에 올라타라는 얘기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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