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인들은 내심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실질적인 혜택' 없이는 거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
반면 강북 재개발 사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돼 집값 오름폭이 커졌다. 경부운하 건설 지역도 강세를 보였으나 집 주인들이 이미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에서 실제 거래는 어렵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1월6일~1월12일)은 서울 0.05%, 새도시 -0.01%, 경기 0.04%, 인천 0.21%였다. 인천을 제외하면 등락이 거의 없는 상태다. 대선 직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재건축 아파트는 이번 주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은 비강남권의 상승 주도로 지난 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강북구(0.39%), 마포구(0.25%), 용산구(0.20%), 종로구(0.19%), 노원구(0.19%), 금천구(0.11%) 등이 올랐다.
재개발 이주 수요로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강북구는 번동 일대 녹지공원 조성사업의 착공시기가 11월로 확정되면서 매물 수가 더욱 줄었다.
기산 109㎡(33평형)는 한 주 동안 1000만원 올라 2억8000만~3억3000만원 선. 경의선 복선전철, 아현뉴타운 수혜지역인 마포구 공덕동 일대도 최근 강세다. 신공덕래미안2차 76㎡(23평형)는1000만원 오른 2억8000만~3억4000만원 선이다.
용산구는 대선 뒤 국제업무지구의 용적률 완화 가능성이 커진 데다 대운하 개발 소식으로 호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촌동 대림, 북한강 등이 올랐으나 입주권 제한에 걸려있어 매수세는 다소 저조하다.
반면 강동구(-0.15%), 강남구(-0.06%), 양천구(-0.05%)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규제 완화로 매도·매수자 모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도곡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정책 흐름을 지켜본 뒤에 매입하겠다는 매수자가 많아 사실상 거래가 정지된 상태"라며 "실제로 정책이 바뀌기 전까지는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구정동 한양3차 128㎡(39평형)는 15억5000만~16억원 선으로 일주일 만에 1억원 떨어졌다.
새도시는 분당이 0.05% 내렸다. 새 정부가 세제 정책을 당분간 기존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거래 움직임이 더욱 둔해졌다. 수내동 양지금호 165㎡(50평형)는 6000만원 내린 9억8000만~11억5000만원 선에 거래 가능하다.
경기는 의정부시(0.58%), 포천시(0.49%), 여주군(0.47%), 동두천시(0.26%), 이천시(0.21%), 광명시(0.19%) 등이 올랐다.
외곽순환도로 개통을 전후로 가장 큰 혜택을 본 의정부는 지난주에 견줘 오름폭이 4배 가량 커졌다. 신곡동 금오풍림아이원 102㎡(31평형)는 750만원 오른 2억7000만~3억1000만원 선.
대운하 건설 수혜가 기대되는 여주군, 이천시도 강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반면 파주시는 0.25% 내린 것으로 나타나 대운하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사태를 거듭하면서 거래시장이 악화됐다. 한편 용인시는 최근 대형 아파트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
인천은 시청 일대 개발이 기대되는 남동구가 0.66% 올랐다. 대단지 신규아파트가 많은 데다 일부 주거지역의 경우 용도지역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구월동 롯데캐슬골드2단지 112㎡(34평형)는 3억1000만~4억원 선으로 한 주 동안 1500만원 올랐다. 그 밖에 중구(0.39%), 남구(0.32%)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