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행복해요. 더 꼭 껴안아 주세요···."
흐느적거리는 음악과 함께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 신성일씨의 느끼한 대사에 성우 고은정씨가 더빙한 경아의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어우러진 이 대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1970년대 침체에 빠져 있던 한국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신예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1974)이 추억 속의 영화팬들을 찾아간다.
한국영상자료원 부산분원(시네마테크 부산 내)은 새해 첫 '한국고전영화 정기상영회' 작품으로 동의대 김이석 교수가 추천한 <별들의 고향>을 13일 오후 7시30분에 무료 상영한다고 5일 밝혔다. 해설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
<별들의 고향>은 개봉 당시 46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장호 감독을 일약 스타 감독으로 화려하게 등장시켰다. 이 작품은 신문에 연재된 최인호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 당시 최고의 청춘스타 안인숙-신성일 주연으로 장안의 화제가 됐다.
스물 일곱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비련의 여인 '경아'와 가난한 화가 '문오'의 비극적이면서도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이장호 감독 특유의 절절한 감성으로 그려냈다. 동시대 청년문화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호스티스 영화와 절묘하게 결합한 당대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힌다.
영화에 삽입된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휘파람을 부세요' 등 이제는 먼 추억이 돼버린 장발가수 이장희씨가 부른 노래들은 영화의 감성적 분위기를 더했다.
김이석 교수는 "'이장호'와 '최인호'라는 당대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두 명의 스타를 배출하고, 역시 70년대 음악계를 대표하는 스타 이장희씨의 존재만으로도 <별들의 고향>이 왜 70년대 문화적 아이콘이라는 평가를 받았는지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8년 1월 한국영상자료원 부산분원 개원 이후 매달 부산지역의 영화인과 영화관련학과 교수가 추천한 작품을 상영하고 관객과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는 '한국고전영화 정기상영회'는 지난 2년 동안 총 16회의 상영을 가졌다.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위치한 '추리문학관'의 관장인 김성종 소설가는 자신의 원작을 영화화 한 <최후의 증인>을 함께 보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또 부산영상위원회 박광수 위원장도 자신의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을 통해 참석하기도 했다. (051)742-5377
한소영 기자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