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검사 탄핵안 등에 대한 표결처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13일 오후부터 국회 본회의 의장석을 점거한 채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본회의장에서 농성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 100여 명은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정문과 쪽문 등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통합신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앞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원내대책회의에서 "신당의 탄핵발의는 헌법이 정하는 탄핵요건인 헌법 또는 법률의 위반 요건에 해당하는 사유가 없기 때문에 탄핵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며 "한나라당은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온 몸으로 막아서 법치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은 오전 비공개회의와 오후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오후 2시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명박 후보 관련 특검법을 직권 상정해 줄 것을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거듭 요청했다. 또 본회의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용희 부의장을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 의장과 이 부의장은 통합신당 단독 요청으로는 본회의 개회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는 BBK 수사검사 탄핵소추안과 이명박 특검법을 분리 처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김효석 통합신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오늘 본회의에서 반드시 '이명박 특검법안' 등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의 물리적인 충돌을 염두에 둔 말이다.
실제로 오후 1시50분께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속기록 회의실 문 앞에서 통합신당 의원 보좌진 수십명과 출입문을 막고 서 있는 한나라당 의원 보좌진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지금 국회에는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는 통합신당 의원들 사이에 언제 격돌이 벌어질 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