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진보논객인 소설가 황석영씨가 13일 카자흐스탄에서 국내 진보진영을 향해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순방에 동행하고 있는 황씨는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하는데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정책을 봤을 때 그게 어디 좌파정권이냐"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비웃었다.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문제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는 나가지 못하고 그저 노동조합 정도에서 멈춰 있다"면서 "좌파는 리버럴해야 하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독재 타도나 민주화운동이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유연성 없는 정치 세력으로 비판했다.
5.18 광주항쟁을 '광주사태'라고 언급한 그는 용산 참사와 관련해 "1970년대 영국 대처 정부 당시 시위 군중에 발포해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황석영 작가로부터 일격을 맞은 민주노동당은 그의 충격적인 변신에 대해 '황석영의 궤변' 제목의 부대변인 논평을 내어 "국민 상대로 구라치지 말고 나잇값 하며 살라"고 직격했다.
다음은 민노당 부성현 부대변인의 관련 논평 전문이다.
황석영의 궤변
황석영 작가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하고 있습니다. 그의 과거 이력에 비춰볼 때 아름답지 않은 동행입니다. 대표적인 반북 인사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동행이 그의 말대로 나잇값을 하는 건 아닐 겁니다.
특별수행원을 맡은 것에 대해 황석영 작가는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점잖은 체면 아닙니까?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아닙니까? 욕먹을 일 하지 말아야 합니다.
황석영 작가님, 정말 왜 그러십니까? 지금 국민을 상대로 크게 구라치는 겁니까?
5월 광주의 아픔을 다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명저를 남기신 분이 어떻게 '광주사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용산학살을 광주항쟁에 빗대며 유럽에도 다 겪은 일이라고 망발을 늘어놓을 수 있는 것입니까?
분단된 허리를 잇고자 방북을 감행하셨던 분이, 어떻게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틀에서 동참할 것이라고 하고, 대통령과 생각이 같은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평화를 염원했던 작가의 입을 통해 전도된 가치관을 전해 듣는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황석영 작가가 건립위원으로 있는 국립대한민국관은 반만년 역사를 부정하는 건국절 논란의 중심에 설 것입니다. 황 작가님, 그 역사부정과 왜곡에 같이 동참하려 하시는 겁니까?
이명박 정권을 중도실용정권이라고 했습니다.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에서 서울에서 선전한 것을 두고 ‘진보’라고 했습니다. 그런 분이 진보정당에게 주는 쓴소리가 전혀 진보스럽지 않고, 궤변으로만 읽힙니다. 황 작가야말로 중도에서 뉴라이트로 월경한 것입니까?
진보진영에 대한 고언은 진보와 보수가 제대로 분별 정립하기 위한 자성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황 작가 또한 국민의 뒤통수를 쳤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오래된 정원에서 자성의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중앙아시아 가는 길에서 바리데기 영혼을 버리고 오신 황 작가님, 객지에서 고생이 많습니다. 돌아오시면 제가 어려운 살림에 비싼 돈을 내고 구입한 삼국지 전질을 반품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별 괴물이 다 나타나는구나.
국민들이 경제위기에 신음하다보니
별 작자들이 다 개그를 하는구나.
이명박 대통령은 좋겠다.
좋은 친구 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