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보수의 적통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13일 TV토론에서 세게 한 판 붙었다.
13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 3층 스튜디오. SBS와 한국기자협회 공동 주최로 19대 대통령후보 초청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참석했다.
5명 후보의 소개 영상과 한반도 전쟁위기와 경제정책 등 두 가지 공통질문 이후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자 초반부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보수의 적통을 놓고 겨루는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강남좌파, 극우수구 등 상대를 향한 감정섞인 격한 낱말이 쏟아졌다.
먼저 홍준표 후보가 유승민 후보를 향해 독기를 뿜었다.
홍 후보는 "유승민 후보 공약이 심상정 후보 공약과 비슷해 깜짝 놀랐다. 심상정 후보는 좌파 정치인이라는 것 국민이 다 아는데 그렇게(심 후보와 비슷하게) 공약하고도 우파라고 얘기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유 후보를 '배신'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강남 좌파에 빗댔다.
홍 후보는 "유 보는 2007년 박근혜 대선 때 정책총괄팀장하며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어주고 나라 바로 세우자는 '줄푸세' 공약을 했다. 지금 와서는 완전 뒤집었다. 시중에는 유승민이 정책적으로 배신했다, 강남좌파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공세를 펼쳤다.
유승민 후보도 거칠게 반격했다. 홍 후보를 재벌 이익 대변하는 낡은 보수라고 공격했다.
유 후보는 "(나는) 좌파 아니다.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재벌 대기업 이익 대변하는 정책으로는 보수가 설 땅 없다. 심상정 후보와 저의 공약 비슷하다는 것은 재벌개혁 갖고 그런 것 같은데 새로운 보수가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그때(2007년 대선 때)도 세금 줄이자는 부분은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는 "그때 정책총괄했잖아"라고 반문했다.
유 후보는 "했지만, 세금 줄이는 부분은 끝내 (박근혜) 후보와 의견이 달랐다. 세금 줄이는 것 박근혜 후보한테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그러자 "강남좌파라는 평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유 후보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홍 후보가 극보수, 수구우파,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토론이 격해지자 사회자는 "강남좌파 이런 건 자제하고 정책에 포커스를 맞춰 달
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강남좌파는 정책 문제다. 정책이나 정신에 관한 문제"라며 계속해서 유 후보에게 강남좌파라는 딱지를 붙였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정책은 아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그런 보수로는 희망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또 홍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관련 파문을 거론했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24시간이 모자랄 텐데 법원 재판도 가야 하지 않나"라며 홍 후보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에 홍 후본느 "지금 잘못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대법원에서 유죄판결 났는데 뭘 잘못 알어"라고 반문했다.
홍 후보는 "유죄판결이 아니고 파기환송해서 고등법원으로 내려간다. 만약 제가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 마치고 감옥가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유죄 확정되면 바로 대통령 임기 정지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자꾸 그것만 가지고 자격을 얘기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꼭 옛날에 이정희 의원을 보는 거 같다. 지금 주적은 문재인 후보인데 문 후보를 검증해야지 계속 그러면 (어떡하냐)"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 후보는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고 했는데 많은 국민들은 홍 후보부터 세탁기 넣고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감정선을 건드렸다.
그러자 홍 후보는 "저는 세탁기 갔다 나왔다. 다시 들어갈 일 없다"고 받아 넘겼다.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등의 격한 공방이 오고 간 이번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오늘밤 10시 SBSTV로 방송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