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2월 첫째주 정례 여론조사 결과 안 지사는 1월 조사 대비 7%포인트 상승한 10% 지지율로 5위에서 2위로 3계단이나 껑충 올라섰다.
1위는 32%의 지지를 얻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차지했다. 문 전 대표는 같은 기간 3%포인트 상승했다.
안 지사의 경우 충청대망론이 확산되면서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로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실제로 반 전 총장의 지지세를 안 지사와 황교안 국무총리가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국민 1003명에게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문재인 전 대표가 32%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10%), 황교안 국무총리(9%), 반기문 전 총장(8%),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이재명 성남시장(이상 7%) 순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3%), 심상정 정의당 대표(0.6%), 손학규 전 경기지사(0.5%) 순으로 응답됐다. 1%는 기타 인물, 22%는 의견을 유보했다.
같은 방식으로 질문한 1월 첫째 주와 비교하면 반 전 총장이 10%포인트 하락했고 안 지사, 황 총리는 각각 7%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변화폭이 큰 것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기문 전 총장은 이번 조사 진행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3시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때까지 응답 완료 인원은 약 390명이이라고 한국갤럽 쪽은 밝혔다. 이후로는 반 전 총장 응답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러나 조사 진행 둘째 날에도 반기문 전 총장 응답은 나왔다고 한다. 그때까지 불출마 소식을 접하지 못했거나 여전히 출마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영향은 다음 주 조사에서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지지층 64%는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지지층 45%는 안철수 전 대표를 꼽았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황교안 전 총리(36%)와 반기문 전 총장(29%)으로 엇비슷하게 갈렸고 바른정당 지지층은 27%가 유승민 의원을 답했다.
지난 달까지 새누리당, 바른정당 지지층에서 선호 1순위였던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로 해당 정당 소속 후보들에게 지지세가 일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여야 여러 후보들로 응답이 분산됐고 53%는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다.
정당지지도에선 민주당이 41%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 10월 이후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새누리당 11%, 국민의당 10%, 바른정당 8%, 정의당 3% 순으로 조사됐다. '없음/의견유보'는 28%로 집계됐다.
2주 전과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도는 4%포인트 상승해 다시 박근혜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회복했다. 지난 1월 24일 대선 경선룰을 확정한 민주당은 당내 유력 주자들이 출마·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가장 먼저 대선 체제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각각 1%포인트씩 하락했다. 공교롭게도 이 세 정당은 반 전 총장에게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던 정당들이다.
반기문 전 총장은 지난 1월 12일 귀국 후 독자 행보를 해오다 20일 만인 2월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권 꿈을 접었다.
이 조사는 지난 1~2일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만 19세 이상 국민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0%(총 통화 4909명 중 1003명 응답 완료),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