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의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안 지사의 대연정 공약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안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대연정을 실천하겠다고 했고, 이재명 시장은 "청산할 적폐세력과 대연정을 하겠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연정을 실천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연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당시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에 제안했다가 실패한 정책이다.
안 지사는 "우리는 선거와 민주주의 정치 과정에서 항상 경쟁한다"며 "그러나 저는 민주주의 원칙으로 그 누구와도 단결할 것"이라고 집권 후 대연정 구상을 밝혔다.
그는 "국가 운영에서 노무현 정부가 못다 이룬 대연정을 실천할 것"이라며 "헌법은 기본적으로 대연정을 하라고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헌법 정신대로 원내 다수파를 형성하도록 대연정을 꾸리는 것이 노무현 정부 때 구상한 헌법 실천 방안"이라면서 "그 미완의 역사를 실천할 것"이라고 거듭 대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대연정의 대상을 묻는 질문에 안 지사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면 민주당 지도부와 상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목표에 따라서 연정의 범위 대상 조합이 달라지지 않겠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 지도부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해 새누리당, 바른정당과 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안 지사는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되고 당선이 된다면 당 지도부에게 의회 원내의 안정적 과반, 그리고 우리가 풀어야 할 국가적인 주요 과제에 대한 의회의 협력을 구할 가장 좋은 다수파 형성을 부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지사의 이러한 대연정 공약은 즉각 당내 반발을 불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산할 적폐세력과 대연정이라니 이건 아니다"라고 안 지사의 대연정 공약을 비판했다.
이 시장은 대변인을 통해 내놓은 입장에서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들과 대연정을 하는 것은 촛불 민심을 거역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겨우 제대로 잡아가는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은 부패 기득권 세력과 타협할 때가 아니라 확실히 청산하고 공정국가의 첫 출발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대연정을 하겠다는 상대는 입장이 다른 선량한 이웃이 아니라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라며 "국민의 고통을 보시고 추운 겨울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끝으로 이재명 시장은 "야권 연합정권을 만들어야지 청산할 적폐세력과 대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안 지사에게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결선투표가 실시되는 민주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