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멘토로 알려진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유엔 사무총장 특사 활동 당시 유엔윤리강령을 위배해가면서까지 민간기업에서 임원으로 활동
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은 24일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2013년 UN 사무총장 특사를 맡았는데도 민간기업 임원 활동을 해왔다"며 "이는 UN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승수 유엔 사무총장 특사는 이명박 정권시절 국무총리(2008년)를 지냈고 유엔총회의장(2001년), 유엔기후변화특사(2007년)를 역임했다. 현재 유엔 재해위험 감소와 물 관련 특사(2013~2016)로 활동하고 있다.
유엔윤리강령은 '외부 고용 및 활동은 무급이든 유급이든 UN에서의 역할과 충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무급 자선사업이나 지역사회 사업을 제외하고는 사무총장의 사전 승인 등을 받아야 한다'고 제한을 두고 있다.
한승수 전 총리는 2013년 12월부터 2016년까지 'UN 재해위험 감소와 물관련 특사'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2013년 특사로 임명되기 전인 2010년부터 현재까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2013년 임명된 한승수 유엔 사무총장 특사 활동은 외부고용 활동을 제한한 유엔윤리강령과 배치된다.
이정미 의원은 한승수 전 총리가 유엔 사무총장 특사 시절에 민간기업의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보수와 주식을 지급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정미 의원실에서 입수한 2013년~2015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유엔 사무총장 특사로 활동한 3년 동안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부터 사외이사 보수 명목으로 128만6000달러(15억912만원, 2017년 1월 20일 환율 기준)를 받았다.
특히 2014년에는 54만달러(6억3000만원)를 사외이사 보수로 받았다. 그리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주식도 3474주(2015년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승수 전 총리는 유엔윤리강령을 위배하면서까지 유엔 사무총장 특사라는 지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전 총리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뿐만 아니라 두산인프라코어와 서울반도체에서도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의원은 "중요한 사실은 한승수 전 총리의 UN 사무총장 특사 기간 동안 민간기업의 보수 임원 활동이 UN 윤리강령과 배치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승수 전 총리가 자의적으로 UN 윤리강령을 위배하며 민간기업 보수 이사 활동을 했다면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이에 관한 사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반대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사전 승인 하에 한승수 전 총리의 민간기업 활동이 이뤄진 것이라면 직권남용 등 더욱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반기문 전 총장의 적극적 해명을 요구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