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석희열 기자] 박근혜 정권의 비설실세로 국정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된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30일 오전 극비리에 귀국했다.
그러나 최씨는 검찰에 출두해 국정농단에 대해 조사를 받지 않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으며 다시 서울 모처에 은신했다.
검찰도 최씨의 신병을 확보해 구속 수사하는 대신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씨가 이날 오전 7시37분께 영국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밝혔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도피하듯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해 종적을 감춘 뒤 57일 만이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으며 국민께 사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씨의 소환 일정과 관련해 현재 검찰 수사팀 간부와 소환 날짜 등을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빠르면 31일 최씨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씨에게 입 맞출 시간을 줘서는 안 된다며 즉각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최씨를 긴급 체포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최씨의 귀국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은 지금 즉시 최순실을 긴급체포하고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했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의 당사자이며 국정농단 국정파괴의 책임자다. 박근혜 대통령은 결단하고 검찰은 신속하게 국민의 요구에 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최순실씨가 귀국해 다시 은거한 데 대해 "긴급체포가 아니면 증거인멸의 시간만 줄 뿐"이라며 "검찰은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즉시 최순실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긴급 체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정권에 의해 정교한 시나리오가 짜여 진 것처럼 고영태씨 등 최순실게이트 관련자들의 검찰조사와 기자회견에 이은 갑작스러운 복귀"라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 김부겸 국회의원도 "즉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여 말맞추기나 사실은폐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는 "진실축소와 은폐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성역없는 진실규명과 예외없는 법적 처벌이 유일한 사죄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앞으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씨의 귀국으로 조속하고 엄정한 검찰 수사로 진상이 한 점의 의혹 없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 사건과 관계된 기관과 사람들은 모두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인 만큼 두 야당도 국정혼란을 부추기기보다는 책임 있게 국정을 수습하는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거국내각 구성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거국내각 구성을 강력히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민과 함께 대통령 하야 투쟁에 나설 것을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미 기자·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