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시인이자 칼럼리스트)
지겹게 버티면서
물러갈 생각이 없었던 불의 화신이
훌쩍 커버린 코스모스 위로
한 줄기 바람을 쏘아주고
고추잠자리 이리저리 흩날리게 하더니
속절없이 사라지다
그립고 보고싶은 사람들을 다시 떠올리며
햇살 무딘 강가에 다시 서면
쪽빛 물파랑이 갈대를 가볍게 밀어내고
하늘이 열리고 굵은 빗줄기 반갑게 귀청을 때린 후
부채살 금실같은 아침햇살과 함께
붉은 볼 뽀오얀 그녀가 오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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